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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4. 22. 06:07

Audiobook ~ 04:05:17, Translated on 22 April, 2019

 

  솔로로서의 내 목소리를 찾는데에 시간이 좀 걸렸다. 그리고 내가 무엇에 대해 쓰고 있었는지 깨닫고 다른 사람을 위해 곡을 쓰는 것이 여전히 쉬운 일임을 알고 있다. Get Him to the Greek이라는 러셀 브랜드의 영화에 두 곡을 줬으며 그의 밴드에서 연주하기 위해 LA로 짧은 여행을 간 적도 있다. 하나는 사랑에 대해 노래하는 것이고 하나는 파티 음악이었다. 여기엔 약간 나쁜 부분이 있다. 방향은 좋았지만, 코러스 부분('좆되자, 돌아버리자, 조져버리자...')은 절대로 내게 음악상을 안겨주진 못할 것이다.

 

  그 삽입곡을 작업하는 동안 이디와 함께하게 되었고 구원받았다. 런던 남부에서 난 작업을 하고 있었고 러셀 브랜드의 노래를 연주하는 첼리스트에게서 나는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난 그녀가 녹음실 밖을 바라보는 방식이 좋았고, 그녀가 연주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내게 자신도 노래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남자친구 이야기도 했다. 그녀는 내가 쓴 Get Him to the Greek 녹음에 참여했고 내가 최초의 스케치인 데모를 보냈을때, 단순한 곡조에도 불과하고 영화 제작자들은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도 그게 좋았다. 겨우 첫 데모를 보내면서 이 방향성이 맞는거냐고 물어보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난 언제나 이 곡들을 LA에서 다시 녹음할 생각이 있다. 더 멋을 낸 버전으로, 마지막 형태로. 난 감동했었다.

 

  나와 이디는 친구가 되었고 나는 스코틀랜드 공연에 그녀를 연주자로 썼다. 꽤 전부터 계획한 솔로 공연이었고 영국에서 처음으로 하는 공연이었기에 현악기라는 중요한 요소가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고 잘 통했다. 그녀는 그저 참여해주는 것만으로 날 행복하게 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난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매력에 끌렸다. 난 그녀를 깨어 있는 상태로 7일동안 생각했고, 아마 내 인생의 가장 긴 일주일이었다. 그리고 내가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등불임이 틀림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긴 시간동안 친구로, 그저 친구로 남았다. 그녀는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무척 충실했고, 그 부분에 대해 나는 존경을 가졌다. 그리고 내가 그런 마음을 가졌다는 사실에 대해 적잖이 놀랐다. 여자와 관련한 내 과거 경력을 말하자면 나는 사람과 가지는 일반적인 관계의 특징이 모자랐다. 난 그들의 기분에 대해 중요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내 삶에 친구로서 들어오자 내 안에 무언가 입을 다무는 것이 느껴졌고 신뢰에 대한 문제를 지키려고 하고 홀로 방치되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 그녀와 그녀의 남자친구가 마침내 헤어졌다. 그리고 그녀와 DVD를 함께 보게 되었다. 그리고 팝콘 너머로 우리는 첫 키스를 나눴다. 그 이후 모든 게 그저 배경이 되어 날 둘러싸고 오랫동안 들려왔던 소음들이 고요해졌다.

 

  이디와 함께하는 삶에는 목적성이 있었다. 그녀는 내가 맛이 간 걸 좋아하지 않았다. 물론 나 역시 그런 내 모습을 좋아하지 않았다. 또한 이전에 언급했듯, 난 그런 상태일때 온전히 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다시 일을 하고 곡을 쓸 수 있게 되어 그녀에게 감사한다. 내 사랑을 줄 상대가 존재했고 그 사실이 나를 치료했다. 머지 않아 나는 이디와 외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른 상담사를 만나게 되었다. 새로 시작하는 이 모든 것이 걱정스러웠고 동시에 새로운 여자친구에게 낡은 우울증 환자로 여겨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난 사랑의 열정에 출연했고, 공연 후 조용히 맥주를 마시러 가곤 했다. 조용한 한 잔이 시끌벅적하게 변하는 일이 몇 번 있었기에 난 다시 바닥에 나뒹굴까 걱정스러웠다. 상담사는 공연을 보러왔었고 우리는 몇 번 만나 고통스럽고 고뇌에 넘치는 대화를 나누었다. 난 그 안에서 극도로 괴로워하며 발가벗겨진 기분이었다. 몇 주 더 나를 상처입혔지만 그로부터 약간의 카타르시스를 얻기도 했다.

 

  상담사는 리버틴즈를 다시 재결합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난 영국 도서관에 있었고 존 레논의 가사를 찾으며 왜 더 이상 보관되지 않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 때였다. 리버틴즈를 재결합해서 몇 개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해보자는 제안이었다. 장엄함으로 가득한 공간에서 그런 제안을 받으니 왠지 좋은 징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도서관에서 생각하고 있자니 한 때 영국 박물관에서 일하던 예전을 생각나게 했다. 훨씬 이전에 영국 도서관의 책을 보관하기도 했던 곳이다. 박물관에서의 일은 대중의 눈이 보이지 않는 곳에 전시된 것들을 보호하는 일이었다. 닫힌 문 너머에는 커다란 회색 천이 고대의 대리석 조각을 덮고 있었고 난 완전히 혼자였다. 나와 그저 역사의 한 일부인 무언가만이 존재했다. 가슴이 뛰었다. 난 그때 엄마의 친구들 몇몇과 덜위치에 살고 있었고 매일 수트를 차려입고 일하러 택시에 탔다. 택시로 왕복하는건 내 하루 수당의 절반을 날리게 했지만 난 런던에서, 영국 박물관에서 일하고 있었다. 수트를 차려입고, 검은 택시로 이동했다. 난 왜 그 곳으로 이사간걸까? 어찌되었건 밴드를 재결합하는건 그 당시의 긍정적인 감정과 낭만과 연결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레논의 가사를 찾으며, 과거의 아르카디아 음악들과 바로 연결되고자 했고 그게 정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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