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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4. 21. 21:00

 Audiobook ~ 03:47:09, Translated on 21 April, 2019

 

  아마 일반적인 욕망이겠지만 내가 밴드에서 진정 하고 싶었던 건 노래를 하는 것이었다.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나는 그 소망이 이뤄질 정도의 충분한 운이 있었다. 동시에 나를 위해 그 운에 끝을 고해야 했었다. 이 페이지들에 든 모든 것, 나에게서 발견한 모든 것이 그랬다. 그리고 내가 혼자 일할 때 가장 잘해낸다는 확실한 증거가 생겼다. 내가 밴드의 일부가 아니라는 사실은 날 슬프게 했다. 난 절대 혼자 하고 싶은 게 아니었다. 벽돌과 회반죽 사이로 갈라진, 별 아래의 캔버스에 그려낸 내 유년시절에 닿으려 날카로운 분석력까지 갖출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어딘가에 속하고 싶다는 게 내 진정한 바람이었다. 그리고 내 쌍둥이 형제를 잃었기에 형제가 되어주는 밴드를 찾았다는 것 역시 놀랄 일은 아니었다. 리버틴즈에서 피터와 끈끈한 인연을 맺고 또 DPT에서 앤서니와도 그랬다.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의 결여는 이제 제대로 마주 볼 수 있다. 하지만 DPT의 마지막 앨범 녹음 때 나는 내 작곡 능력에 대해 얼마나 자신감을 잃었는지 깨달았다. 난 고의적으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렸고, 리버틴즈와 DPT 이후엔 난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굴며 누군가의 뒤에 숨어있던 때였다는 걸 깨달았다. 미루는 버릇은 시간을 훔쳐간다고, 에드워드 영은 말한 적이 있다. 그게 아마 내 다음 타투가 되어야 할 듯하다. 가끔 나는 은유적인 것이 필요했다. 내 상상 속에 올드 빅 극장에서 피터가 뛰어 들어와 내 얼굴에 이렇게 소리친다. '우리는 곡을 써야 한다구!' 매번 가서 뭐라도 해보려는 충동이 일었다. 그래, 아마 그게 아니더라도, 당신은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다. 조금씩 조금씩, 내가 스스로를 파괴하려 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배웠다. 하지만 막상 홀로 서려니 내가 하려는 게 얼마나 두려운 일이라는 것 역시 함께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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