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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4. 17. 22:29

Audiobook ~ 03:13:24, Translated on 16 April, 2019

 

  이 책의 초반 챕터들은 감각적인 인상의 연속만 가득한 것으로 비춰질지 모른다. 막연히 의식이라는 얇은 실 가닥을 통해 연결된 그 곳으로, 망각 속으로 발을 살짝 담갔다가 이내 빠져들어본다. , 내 인생은 그랬다. 지난 몇 년간 양 쪽 밴드와 함께하면서. 그리고 한 번 Dirty Pretty Things가 끝장난 후에 내겐 시간이 많이 생겼다. 그 동안 난 그냥 흘러가는 대로 계속해서 파티를 열었고, 내가 뭘 하는지 어디로 가는지조차 생각하지 않았다. 난 수면 부족이 가져다 주는 무모함이 좋았다. 난 아마 월요일, 수요일, 그리고 금요일엔 잠을 잤을지 모른다. 시야가 맑아졌다가 흐려지는 백색 소음의 세계에서 살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들과 파티를 열고, 가득 들어 찬 사람들에 눌려가며, 가장 앞쪽 방의 불씨도 없는 벽난로에 뒹굴 거리며 딜러가 오길 기다렸다. 나는 문득 일어나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 내 근처에 굴러다니는 사람의 절반은 생판 모르는 남이라는 걸 깨달았다. 대체 어떻게 들어온 거지? 펍에서 만난 건가? 누가 이 사람들을 다시 초대한 거지? 의문이 하나씩 떠올랐고, 그 모든 게 편집증이 되어 내 안에 쌓여갔다. 어찌되었건 편집증의 꼭대기엔 온갖 약물이 자리잡고서 내 눈을 텅 비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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