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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book ~ 01:51:24, Translated on 1 August, 2018
우리가 2004년 NME 어워드에 또 다시 참석했을적에 제법 격동의 해를 보낸 뒤였다. 우리가 그 때 왜 그렇게 취해있었는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그 이전까지도 우리는 언제나 취한것 같이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 있는 이유를 가늠하기엔 살짝 어려운 편이었다. 우리는 그 날 밤 'Don't Look Back Into the Sun'를 공연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방을 통해 우리 사이에서는 파문이 일어났다. 나와 피터가 카메라 앞에서 최고의 영국 밴드 상을 받으며 진부한 수상소감을 지껄이며 행복과 황홀감에 젖은 표정을 보여주는 걸 거부했기 때문이다. 대신 우리는 지그프리드 사순의 전쟁시, '참호 속의 자살'을 낭독했다. 자신들의 레이블에 감사를 표하며 '감사합니다' 와 함께 허공에 펀치를 날리는 등의 흔한 리액션보다는 더 강한 인상을 주었을 것이다.
그 시와 그리고 그 날 밤 그 시를 읽게 된 인연은 학교를 다닐때 전쟁시를 배웠던 때로부터 시작되었다. 모든 학생들은 시를 하나 읽어야했고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나도 좀 신경질이 나서 스스로 타협도 하지 않은 상태로 구절을 읽는 대신 배경음을 연주해봤고, 그거에 맞춰 반정도 단어들을 노래로 불렀다. 좀 촌뜨기같은 방식이지만 실제로 꽤 효과적이었다. 단지 코미디에 대한 내 초조함이 혹시 시가 우습게 들리지는 않을까 걱정시켰을 뿐이었다. 여러 해 동안 그런 방식의 시 낭독을 이어갔고 난 그걸 피터에게도 가르치게 됐다. 가끔 우리는 둘이 있을 때 워밍업으로 연주를 하며 낭독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 NME 어워드에서 그 오래된 방법들은 우리 사이에 갔던 금을 다시 붙여주는 반창고 역할조차 하지 못했다. 우리가 막 사이가 멀어지기 시작할 즈음이었고 우리 사이에는 엄청난 긴장감이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피터는 숨어서 대기하고 있기를 원했고 무대 위에서 튀어나와서 모두가 "피터는 어딜갔지?" 하는 농담을 하게 만들면서 그 해 자신의 부재를 가볍게 치부해버리려 하고 있었다. 나도 그 생각에 맞춰 준비하고 있었지만 그는 무대 위로 산책하듯 걸어나와서는 즉흥적으로 시를 낭독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그의 낭독에 이어지는 구절을 낭독했고 그러고나서는 내려갔다. 난 그 당시에는 무척 짜증이 났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시는 무척 훌륭한 시고 우리가 마지막 연을 입에 담았을때, 가장 앞 열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무척 경청하며 눈을 크게 뜬 걸 볼 수 있었다.
우쭐한 표정짓는 군중 속에 불타는 눈을 가지고,
장병들 걸어가는 행진 향해 찬사를 날려 보내네,
집으로 숨어들고 알길 없는 전장에 기도 올리네,
젊음과 웃음소리 피지 못해 스러진 지옥 향하여.*
우리의 행동은 반향을 일으켰고, 다음날 신문에도 기사가 났다. 그러나 우리가 실제로 행동한 그 순간은 부수적으로 우리가 얼마나 장대한 생각 속에서 행동했는지를 강조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모든 개같은 것들이 가득 찬 풍선같은 음악 산업의 자아도 진실의 조각 하나로 터져버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리고 우리는 자리를 떴고, 난 우리가 했던 일에 뿌듯함을 느꼈다. 다른 누군가가 따라하기도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함께 공명했다는 사실이 기뻤다. 그 때는 전쟁과 어떤 희생이 있었는지를 기억해야하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추억을 위한 시간을 따로 마련하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나는 우리의 문맥 속에서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게 더 강렬할거라 생각했고, 단순히 그 해에만 채웠다가 꺼내는 게 되면 안되는 일이었다. 매일매일 의식적으로 떠올려야하는 하루의 한 부분이 되어야 했다. 거기에 그 시상식에는 참호 속에 있었을지도 모르는 나이대의 아무 생각 없는 젊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일이 그들에게 일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들은 그 시간에 숨쉬고 있을 것이며, 그들 스스로 그렇다고 생각할것이다. 행복하게 그곳에 앉아 서로를 격려하며 무료로 제공되는 위스키와 함께 길을 잃고 난파되어 있었을 것이다.
* 원문
You smug-faced crowds with kindling eye,
Who cheer when soldier lads march by,
Sneak home and pray you'll never know,
The hell where youth and laughter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