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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book ~ 01:02:12, Translated on 4 April, 2018
휘트처치의 졸립고 따분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때가 있었다. 나와 피터는 함께 살고 있었고 그 즈음 우리는 함께 밴드를 시작해야한다고 느꼈다. 그리고 돈을 쥐고 있던 손이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지로가 날아왔던 날이 기억이 나는데 우린 완전히 미쳐버렸었다. 우린 갑작스럽게 왕이 된 것처럼 24시간 동안 굴과 샴페인을 차려먹었고 난 상류층을 대상으로 하는 찻집에 연락해 차를 가져오게 했다. 자기로 된 티세트와 스폰지 케이크, 그리고 겉껍질을 제거한 오이 샌드위치까지. 피터는 손목시계를 보며 나에게 '우리 늦었어. 가자. 우리 가야 돼.' 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 한 모금을 마시고 그의 담배를 차에 담가버렸다. 그리고 일어나서 자리를 떴다. 날 휘저으면서 우리가 돈을 써버릴 다음 장소로 가려는 게 틀림없었다. 나에게는 그게 정말 대단히 멋진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모든 돈을 써버리고, 우린 2주간 정말 형편없이 지내야했다. 우린 다시 캄덴으로 술을 마시기 위해 기어서 돌아가야했다. 처음으로 돈을 다 탕진해버리고 어떻게 그때 우리가 미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내 딴에는 단순히 기본적인 탐욕에 의해 무너져내린거라 생각했다. 피터는 내가 얼마나 내 DVD 모음집을 사랑하는지에 대해 농담을 하곤 했다. 난 처음으로 수중에 여윳돈이 생겼을때 DVD들을 재생할 컴퓨터와 새 수트를 샀었고, 바로 다음 가게로 가서 Fawlty Towers* 박스셋과 David Niven*의 출연작을 구입했다.
그 오래된 영국 영화들의 값어치를 나에게 매기라고 한다면 난 절대 적게 부르지는 못할 것이다. 난 그때까지 탈출하고 싶다는 내용의 곡을 썼었다. 물론 지금은 그런 곡을 안쓰고 어떤 멋진 곳으로 사람들과 함께 가고싶다는 내용을 쓰지만, 그 영화들은 나에게 늘 그런 걸 보여줬다. Peter Sellers*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David Niven, Alec Guinness* 경, Charles Laughton*까지 이 모두는 날 어떻게 뻑가게 할 수 있는지 아는 사람들이었다. 그 세대에게 Alec Guinness는 Star Wars의 중심에 서있는 정의로운 기사였지만 나에게는 극의 경지에 오른 코미디 연기자였고 카멜레온 같은 사람이었다. Kind Hearts and Coronets*의 D'Ascoune 패밀리였고, The Ladykillers*의 그림자 속 악역이었다. 그에게는 매우 영국적인 무언가가 존재했다. 요즘 선두에 나오는 사람들은 20대가 드물고 오히려 40대 후반이 많다는 게 이상할 뿐이다. 누군가는 변한게 더 낫다고 얘기할지도 모르지만 내가 그 말에 동의할지는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모든 배우들이 롤모델이긴 했지만 그 중에서도 David Niven이 가장 두드러졌다. 왜냐하면 그의 영화를 처음 봤을때 난 화면에 우리 할아버지가 나오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들은 내 생각에 똑같아보였고, 목소리도 똑같고, 똑같이 움직였다. 그런 생각에 사로잡힌 나머지 어렸던 나는 정말로 Niven과 우리 할아버지가 아마 같은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중고 서점에서 Niven의 자서전인 The Moon's a Ballon을 찾았었다. 난 피터와 함께 공유했고 보물같은 소유물이 된 알비온 룸에 살고 있었다. 우리의 자랑스런 큰 방에 가서 바닥에 놓여진 매트리스 위에 앉아서 촛불 옆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의 내용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비록 그는 그의 첫 성경험에서의 실수, 아버지의 죽음, 창녀와의 우정 등을 다룰때도 있었지만 그에게는 분명히 품위가 있었다. 그는 고귀하고 위엄있는 신사였고 나에겐 잃어버린 예술의, 잃어버린 삶의 방식을 알려주는, 잃어버린 영국적인 감각을 가진 상징 그 자체였다. Niven처럼 Marx 형제도 잠시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그들도 어떠한 이로움을 가지고 있었다. 잔을 반정도 비우고, 빛을 보려고, 실패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을때 Niven이 A Matter of Life and Death* 속의 해변에서 등장하는 것을 보고 Marx 형제의 Animal Crackers*에서의 승마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그들에게는 나를 다시 인생으로 돌아오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피터도 Marx 형제를 좋아했다. 우린 버스에서 그들이 나오는 영화를 보기도 했다. 엎드려서 그걸 쳐다보고 있으면 우리 아래로 끊임 없이 이어지고 있는 길에 대해 잊을 수 있었다.
피터에게 처음 했던 나쁜 짓이 DVD에 돈을 쏟아 부은 일이었다. 좋은 기타를 사기까지 꽤 오래걸렸다는 게 지금은 이상하게 느껴지긴 한다. 어쨌든 처음 기타를 샀던 날을 기억하고 있다. 피터와 나는 Vintage & Rare로 갔다. 우리 둘은 펀치를 마신 것 마냥 순진하게 아주 흡족해했다. 가게 주인은 우리가 오는 것을 보고 매대 뒤에서 손을 비비며 서있었을 것이다. 난 지금까지도 쓰고 있는 Melody Maker*를 구입했고, 피터는 Ephiphone Coronet*를 샀다. 그 기타는 나에게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그의 아버지가 압수했다고 믿고 있다.
그가 비록 우리 집 문을 차고 내 물건들을 훔치려 시도한 적이 있다고는 해도 피터는 나에게 안전하다는 생각과 나가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다. 다른 사람의 지지 없이도 할 수 있다고 믿게 했다. 금전적으로 평범한 상황에서도 말이다. 우리가 완전히 불붙어서 싸워댈 때 정말 아무도 우릴 건드릴 수 없을것 같다고 생각했고 사실 그 외의 것들은 신경이 쓰이지도 않았다. 내가 방향을 좀 바꾸려 노력한 만큼 또 깎아내리고 비아냥댔다. 그럼에도 우리의 우정에는 강한 애정과 아름다움이 있었다. 처음에는 정말 순수했고 복잡하지도 않았다. 거기엔 케미가 있었다. 우린 함께하면서 비로소 완벽한 한 짝이었고, 각자의 동료와 함께 지냈던 것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다. 난 여기 앉아서 그림자가 길어지고 내일 아침에 해가 뜰때까지 조심스럽게 이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사실 우리 사이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난 내가 뭘 잃었는지, 아니 우리가 뭘 잃었는지에 대해 한탄하지도 않을거고, 여기에 전부 써내려가지도 않을것이다. 우리가 다시 함께하고 그 모든 헛소리를 잊어버릴 수 있다면 우리가 서로 가진 동종의 영혼들은 함께 은둔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Fawlty Towers, 1975-1979년에 BBC Two에서 방영된 시트콤
* David Niven, 영국의 배우, 1910-1983
* Peter Sellers, 영국의 배우, 1925-1980
* Alec Guinness, 영국의 배우 1914-2000
* Charles Laughton, 영국의 배우, 1899-1962
* Kind Hearts and Coronets, 1949년의 범죄 오락 영화
* The Ladykillers, 1955년의 블랙 코미디 영화
* A Matter of Life and Death, 1949년의 판타지 드라마 영화
* Animal Crackers, 1930년의 뮤지컬 영화
* Gibson Melody Maker, 칼이 가진 건 Sunbrust 색상
* Ephiphone Coronet, 피터가 가졌던 것은 빈티지 체리 레드 색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