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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book ~ 02:18:45, Translated on 28 August, 2018
몽마르트 이후, 리버틴즈 이후의 삶은 내게 명성은 무엇인가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내게, 우리에게 밴드로서 어떤 의미를 가졌었는지. 내가 처음으로 유명세라는 걸 경험했던 때는 처음으로 시골에서 벗어나 내 꿈이 기다리는 곳으로 향하는 관문인 워털루 역으로 향했을 때이다. 난 역 중앙 홀에서 브라이언 블레스드*와 마주친 적이 있다. 그는 내가 처음으로 만나게 된 유명인이었다. 난 정말 문자 그대로 말문이 막힌 상태가 되었다. 그는 빤히 쳐다보며 내 손을 잡고 악수하며 난 너무나 강렬하고 격렬한 악수에 굉장히 놀랐었고 난 내 머리가 당장이라도 똑 떨어져서 어깨로 굴러내려갈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운수가 좋네요!" 그가 우렁차게 말했다. 그리고 난 그가 말해준대로 머리 가르마 방향을 바꿔봐도 괜찮을거란 느낌을 받았다. 마치 친절로 가득찬 바람이 솔솔 부는 터널을 지나는 느낌이었다. 나는 신이 났고, 브라이언은 활짝 웃었다. 나는 그에게 준 게 없는데 그는 내게 무언가를 주었고, 우리 둘은 서로 가던 길로 걸어갔다. 그리고 내게 변변찮은 수준의 명성이 생겼을때, 셀 수 없을 정도라 다 말할 수도 없는 좋은 것들과 만나게 되었다. 예를 들자면, 스피타필드의 세인트 존 식당에 있던 돼지의 심장같은 거. 웨이터는 내 어깨를 두드리며 살짝 목례를 건네며 접시 위에 찐 심장을 서빙했었다. 쉐프로부터의 감사의 끄덕임도 함께였다. 또 음반사 파티에서 슬래쉬와 잔을 나눌 기회도 가져다 주었다. 레드불*은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F1 레이싱이 펼쳐지고 있고 한쪽에선 슬래쉬가 기타를 연주하고 있었다. 그 사이에는 모델들이 고급진 카펫 위에 서 있었다. 레드불을 보드카와 섞여지고, 나는 바에 서서 내가 어떻게 왜 이 곳에 온건지 기억해내려 애쓰고 있었다. 그 두 가지 모두 특별히 중요한 건 아니라고 판단하기 전까지 말이다. 슬래쉬는 그의 아내가 옆에서 춤을 추는 동안 건스앤로지스 노래의 미친듯한 기타 솔로를 연주했고, 나는 그를 바라보며 마냥 행복감을 느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실크 모자까지도. 그리고 심지어는 그가 나를 대기실로 초대해서 내게 리버틴즈의 어떤 점이 좋은지 말해주었을 때는 더없이 행복했다. 담배 연기로 가득한 대화를 이어가며 거기 둘러 앉아 있었던 그 순간에 나는 영원히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세 달 후, 나는 LA 국제 공항을 걷고 있었고, 빌딩에 둘러싸인 영화 스크린 밝기의 고작 반 정도인 불빛이 어두운 유리에 비치며 부드럽게 비추고 있었다. 공항 한복판을 걷다보니 가방과 기타게이스와 씨름하고 있는 흐릿하지만 무척 익숙한 실루엣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곱슬머리와 파일럿이 쓰는 것처럼 생긴 선글라스가 코 중간쯤 걸쳐져 있는 모습으로 그가 누군지는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나는 성큼성큼 그에게 걸어가 내 손을 내밀었다. 슬래쉬는 내가 누군지 모르는 듯 했다. 나는 마치 그의 카우보이 부츠 바닥에서 갑자기 나타난 듯한 상황이었지만 그는 당황하지 않으며 나를 대했다. 그러고나서 그는 신발 밑창을 확인하긴 했지만. 그는 내가 원하거나 필요로 하고 있다고 그 스스로 생각하는 무언가를 줄 수 없었다.
악명이라는 건 당신을 비눗방울 위로 올려버린다. 하지만 당신 스스로 그 비눗방울의 막이 얼마나 두껍게 할지 결정할 수는 있다. 슬래쉬는 스스로를 변호할 수 있을 정도의 두께를 가지게 되었지만 리버틴즈는 뱀 가죽만큼 얇디 얇았다. 나는 아주 조용한 사람이었고, 리버틴즈는 하드코어한 관중들의 관심을 끌었다. 난 늘 그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느꼈고, 최소한 앞에 서있는 사람들에게 빚을 졌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되는지 가늠도 안되는 양이지만 나는 분명 그들에게 빚을 진 셈이었다. 난 그 사이에 있는 벽을 허물고 싶었고, 벽을 넘어 그들이 들어와주길 바랐다. 특히 공연에서는 더더욱. 나는 결코 우리를 보러 오는 사람들보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라는 환상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고나서, 우리가 무례한 관객을 만나게 되었을때, 별로 좋지 못한 타이밍에 무대로 밀고 올라와서 기타가 떨어지고 소음을 만들어 버렸을땐 나도 어지간히 화를 안낼 수 없었다. 친밀함과 그 순간의 광분이 함께하는 것, 그리고 내 이펙터가 그 자리에 잘 있고 기타 플러그도 잘 꽂혀 있는 상황을 동시에 원하는 건 모순된 거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난 공간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 조금 작위적이라고 느껴지게 됐지만 밀려오기 시작하는 그 순간은 정말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설령 자신의 삶에 살짝 위협을 느끼며 가끔은 진저색 머리의 글래스고 여자애에게 헤드락이 걸린 상태로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고 해도,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도 인식을 못하는 상태에서 구멍이란 구멍에 모르는 손이 닿은 채로 무언가 일체감을 느낀다고 해도.
마지막에 우리의 거품은 너무나 얇았다. 상상해왔던 친밀감은 경멸을 키워냈고, 내 머리에 땅콩을 맞추는 게 나에게 하는 인사가 되었다. 사람들은 나에게 내 밴드가 썩었다고 말하거나 내가 끔찍한 잘못을 저질렀으며 먼저 피트와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 일부는 단계적인 존경을 보내기도 했다. 가끔은 피터와 함께 감옥에 있었다는 녀석이 나타나서 내게 팔을 걸치며 얼굴을 들이대고 "내가 피트와 좀 같이 있었는데 너한테 얘기를 좀 해줄게, 아주 유익한 15분이 될거야. 그리고 여기 있는 모두가 바닥에 오줌을 존나 지릴거라고." 라고 지껄인 적도 있었다. 또 내 입술에 키스를 하길 원하는 남자들도 있었다. 이상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그 두 케이스가 겹쳐는 일은 없었다.
한 번은 내가 길에 여자친구와 서서, 싸우고 있던 적이 있었다. 나도 우리가 이미 깨졌다는 걸 알았고, 그녀도 알았다. 그래서 그녀는 울고 있었다. 난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화가 나 있었고, 실망감을 느끼고 있었다. 우리 목소리는 갈라졌고, 우리는 마치 마지막 순간 무너지는 두 사람이 된 듯 서로를 끌어당겼다. 목이 쉬고, 눈은 충혈된 상태로 침묵하며 어두운 북런던의 거리에 서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내 어깨를 거칠게 두드렸다. 우리에게 그 사람이 다가오기 전까지는 정말 거리 전체에 우리의 소리밖에 없었다. 누구라도 자리를 뜨고 싶은 소리를 내면서. '안녕.' 그가 말했다. 그는 나를 놀래키려는 의도로 인사를 건넨듯 했다. '너 하는 밴드 나 되게 좋아해.' 그는 내 팔을 계속 잡고 내 전 여자친구의 존재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다. 나는 그 둘다 모두 짖궃게 느껴졌다. 난 혼란스럽고 화가 났다. 물론 그는 행복해서 의식하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난 거칠게 내 팔을 잡아빼며 우리의 상황에 그가 끼어든 것에 대해 불편하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말했다. 그가 보인 반응은 지금까지도 정말 화가 난다. 나는 내 얼굴이 분노로 빨개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 그러셔? 그게 팬을 대하는 네 태도냐?' 라며 그는 화를 내며 쏘아보고 사라져갔다. 만약 그가 팬이었다면, 그가 우리에게 신경을 좀 썼다면, 우리가 어떤 상태였는지, 뭐 때문에 그런 상황에 놓인건지 물어보기라도 하지 않았을까.
좋든 싫든 자비롭게 더블린 캐슬에 있는 우리 집에 와서 같이 즉흥 연주를 하자는 내 제안을 자비롭게 거절했던 악마의 좆, 리암과는 달리 나는 어떤 아이의 파티의 와달라는 부탁을 수락했었고, 누군가의 집에 초대한다는 걸 전부 승낙하며 그들의 거실에서 여러 사람들의 노래를 불렀었다.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다. 하지만 노래는 끊이질 못했고, 오직 시작만 존재했다. 곡이 끝나도 끝나도 단 한 사람도 '오늘 좋은 곡들 해줘서 감사해요. 잘가요.' 라고 말해주지 않았고, 더 많은 걸 원했다. 그들은 나와 함께 어울리고 싶어했고, 나와의 일시적인 우정을 원했다. 그리고 난 그들에게 그런 걸 줄 수가 없었다. 난 우리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어하는 어떤 사람이 악수를 하고 떠나가는 정도는 할 수 있다. 그게 내가 줄 수 있는 거고.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어디서 멈춰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있었고 난 그러면 어디서부터 시작한지도 떠올릴 수 없었다. 난 적당한 선을 긋는 재주를 가진 적이 없었다.
리버틴즈와 함께하며 우리들 중 그 누구도 내가 몇 페스티벌에서 목격했던 식의 명성은 원하지 않았다. 우리는 무슨 황금의 손을 가진 신같은 존재가 아니었으며, 우리에게 어떠한 벽도 존재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게 NME의 독자든 잔뜩 취해서 땀에 젖은 전과자든. 하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우리에게, 리버틴즈로서, 그러지 못했다. 그냥 그렇게 되지 못했다. 우리는 아르카디아로 항해하고 있었다. 공정하게 다시 말하자면, 피터와 나는 우리의 배를 종종걸음 수준으로 항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물 아래 가장 아래에 앉아있게 되었다. 우리가 태운 모든 승객들에게 감사를 보내며, 모든게 빠르게 잠겨들어갔다.
*영국의 배우
*여기서는 레드불 레이싱 팀, 뒤에서는 음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