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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8. 23. 16:35

Audiobook ~ 02:09:10, Translated on 23 August, 2018

  그 후에 나와 피터는 곡을 쓰기 위한 시도의 일환으로 파리에 가게되었다. 우리가 'Don't Look Back Into The Sun'을 실제로 쓴 곳이기도 했다. 우리는 사크레쾨르 대성당 맞은편의 방을 하나 빌렸다. 몇 해 전 좀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으며 생활한 곳이었지만 그래도 적당한 장소였다. PIAS*에서 일하던 여자가 빌려준 방이었는데, 그녀는 모든 것을 진지하게 확인했다. 그녀는 방에 비치된 물건 목록을 출력했고 보증금 서류와 함께 서명하게 했다. 그리고 우리가 떠난 뒤 그녀는 목록을 다시 체크하며 엄청나게 화를 냈다. 숟가락 6개가 사라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 숟가락들이 어디로 간지는 대충 짐작할 수 있겠지) 그럼에도 그녀와는 지금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다. 우리는 그 곳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난 피터에게 직접 만든 소시지와 으깬 감자 요리를 해주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는데 재료를 사러 시장에 간 적이 갔었다. 프랑스에선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아이디어였지만 난 아무 생각이 없는 영국의 얼간이일 뿐이었다. 사온 것들을 조합하려 했지만 난 요리를 못했다. 그리고 그 사실은 결국 내가 만들어낸 감자들로 증명되었다. 돌처럼 단단해진 감자만이 남았고, 끝내 우리는 발코니 밖으로 관광객들이 지나는 거리에 감자를 내던졌다.  

  프랑스에서의 체류 중에 피트는 전 여자친구를 따라가기 위해 이탈리아로 가는 기차를 타겠다고 한 적이 있다. 여기서 같이 남아서 곡을 쓰자고, 가지 말라고 내가 아무리 애원해도 그의 발걸음을 멈출 수는 없었다. 난 그 집에 홀로 남겨졌다.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은 내게 썩 좋은 일이 아니었다. 난 미아가 된 듯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우리 사이는, 그리고 밴드는 내 생각대로 잘 굴러가지 않았고,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바닥에 내던져진 기분을 떨쳐내기 위해 스스로와 싸워야했다. 피터가 떠나버린 후, 불안감은 점점 더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고 밤마다 내 목에 밧줄을 걸고 발코니에서 뛰어내리는 악몽이 이어졌다. 난 몸을 떨며 눈을 떴고, 일어나서 가장 먼저 발코니를 바라보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가족 문제로 런던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몽마르트 위에 목 매달려있던 내 꿈은 걸음을 멈췄다.

  몽마르트는 아마 내가 그 곳을 사랑하는 만큼, 언제나 내게 죽음을 연상시키는 곳으로 남을 것이다. 피터에게 공연하러 오지 말라고 연락했던 그 날, 난 전화를 끊고 전원을 꺼버렸다. 그리고 격렬한 포탄처럼 런던을 누비는 그를 내버려두고, 파리를 내려다보며 이렇게 생각했다. 피터없이 공연을 해서 씨발 어쩌자는거지. 내 세상이 갈기갈기 찢어져버렸다. 그는 내 최고의 친구였고, 마치 그를 저버렸다는 기분이 들었지만, 그를 구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그게 정말 그를 위해 그랬던건지 아닌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PIAS Records, 음악 레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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