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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book ~ 01:41:33, Translated on 4 July, 2018
이후 미국에서의 여행에서도 그 마법은 풀릴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2003년 5월, 뉴욕의 Rivington 거리에 있는 Off Soho Suites에는 마릴린 먼로가 우리 아파트 벽에 걸려있었다. 시골에서 온 빼빼마른 백인 소년이 다들 그렇듯 나 역시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뉴욕을 낭만적으로 묘사했었다. 그러나 막상 도시에 몰아 넣어지자, 우디 알렌의 영화 세트 같은 도심이 펼쳐지는 것을 보며, 거쉰의 트럼펫이 오케스트라 소리처럼 부풀어 올라 내 머릿속에 울려퍼졌다. 도시의 거리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나는 내 판타지가 실현된거라 생각했다. 여지껏 봐온 그 어느곳과는 달랐다. 우리는 관광객처럼 목을 길게 빼고 모든 것들을 눈에 담으려 했다. 그리고 우리가 작은 맨하튼 거리의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은 마릴린이 한번 묵었던 곳이라고 했다. 내가 꿈을 꾸도록 만든게 있었는데, (믿을 수 없겠지만 인정하자면, 마릴린이 내 침대에서 잤었던 적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 이야기는 제쳐두자.) 마치 영화속에서 덜컹 거리는 것 처럼 창문을 통해 눈에 두드러지게 보이며 카펫 위로 쉬익거리며 얼음장같은 물을 떨어뜨리는 에어콘 부품이었다. 그 순간 난 더 이상은 그 곳에 있을 수가 없었다. 도착한 이래로 내가 처음으로 했던 건 주먹 한가득 달러를 가게로 들고가서 코카콜라를 산 다음 냉장고를 채우는 것이었다. 그땐 그렇게 하는게 맞는거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언론 홍보를 위해 뉴욕에 있었고 Bowery Ballroom에서의 작은 공연도 있었다. 물론 매진이었고. 브룩클린의 Lux라고 불리던 곳에서도 공연이 하나 있었는데 우리가 공연하고 얼마 가지 않아 문을 닫아버렸다. Spin을 비롯한 몇 개 잡지가가 우리를 인터뷰하러 왔다. 환영회도 무척 좋았지만 나를 가장 즐겁게 했던건 뉴욕에 내 아파트를 가진듯한 기분이었다는 것이다. 작은 소파와 티비가 있고 침대와 소형 부엌이 마련되어 있는 아파트. 단 한가지 내가 망쳐버린 것은 실수로 바닐라 콜라를 집어들었던 일이다. 그건 날 정말 짜증나게 만들었고 모든 걸 조금씩 망쳤다는 느낌을 줬다. 그 당시 느꼈던 옳은 행동이라는게 얼마나 중요했는지. 피터와 나는 도시에 몰두할 수 있는 한 달의 시간이 주어졌고, 브로드웨이 가로등 반대붙에 붙은 내 사진이 있었다. 그 사진은 나를 긍정적으로 만들어주었다. 우린 뭔가 일을 낼 수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였다. 그 곳에서 한달을 보낸다는 간단한 말의 의미는 곧 우리가 모든 것을 완전히 뒤집어버릴 충분한 시간이 있다는 뜻이었다.
리버틴즈의 역사에는 이런 순간도 있었다. 차 사고가 났었을 때의 일이다.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무척 생생하면서도 안개가 자욱이 깔린 듯 했다. 피터는 공중에 붕 떠서 나에게서 멀어져갔고 나는 거기서 멀리, 그리고 아무 쓸모도 없는 상태로 바닥에 묶여있었다. 피터는 뉴욕의 길가에 나뒹구는 노숙자들에게서 얻을 수 있을거 같은 뇌파를 보여줬다. 난 그 점을 지적하려했다. 우리가 처했던 상황을 돌이켜볼때 그 일을 통해 영감을 받는다는 그의 생각은 약간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그 일을 언급하면 피터는 어깨를 으쓱하며 길가의 사람들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들은 낡은 옷을 둘둘 입었었다. 그 곳엔 바닥에 행복이 널려있을거라고 난 생각했다. 그 당시의 피터를 위해서.
그리고는 피터가 영국에서 만나 미국으로 날아가기 전 피터가 만난 한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그가 떼를 지어 다니며 만든 악귀와 고블린으로 가득한 그림자 속에서 나온 사람 중 하나였다. 그녀가 그랬어야 해서 손을 씻었다고는 하지만 난 그녀에게서 그로테스크한 면을 봤고 그 상황에 놓이자 자연스레 그녀가 뉴욕에 나타나는 걸 기쁘게 생각했다. 그녀는 언제나 카메라와 함께였고 모든 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후에 그게 우리 밴드의 카메라라는 걸 알았고, 그녀가 피터와 함께 동거한 이래로 그런 일을 하겠다고 결정된 듯했다. 그 곳에서의 우리 연대기가 시작되는거였다. 그러나 결국 아니나다를까 그녀는 카메라를 훔쳐갔다. 그녀는 살짝 내 환심을 샀었는데도 불구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피터는 무작위의 홈리스를 우리 아파트로 데려왔고 카메라를 든 그녀도 거기 있었고 줄곧 촬영하고 있었다. 존나 독수리처럼 순회하며 다녔다. 난 모든 상황이 세워진 상태에서 피터를 잃을까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난 거기서 내 가장 친한 친구를 빼내기 위해 가서 말했다. "저기, 우리 이러면 계속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데모를 만드려고 하고 있었지만 차츰 침식되고 부서져가서 나는 말그대로 그를 잃게 되었다. 언제나 모든 순간에 그는 모습을 감춰버렸다. 어느 날 나는 피터를 찾아 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갔고 거기서 아직 작업 중인 내 곡 중 하나를 연주하는 한 쌍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 여자는 즉흥적으로 가사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역겨운 막춤을 추기도 했다. 그녀는 내게 와서 피터랑 자신은 곡을 쓰고 있다고, 나도 같이 하자는 말을 건넸다. 뭔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순간 그녀를 지붕에서 밀어버리는 상상을 했다. 말을 이어가며 그녀의 얇은 형태가 거리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을 상상했다. 하지만 그 대신 나는 '피트, 잠깐 얘기 좀 하자.' 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내 말을 무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그 어느 것도 하기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그의 약물 사용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난게 명백했다.
뭔가 하겠다는 느낌을 간신히 되찾으며 잠시 한숨을 돌릴 수 있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는 그 도시에서 Libertines 타투를 받았다. 내 거미가 기어가는 듯한 손글씨를 우리의 팔에 새겼다. 우리들을 하나로 묶으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말이다. 비록 우리는 같은 곳에서 시술 받지는 않았지만. 피터는 차이나 타운에서 받았고 나는 Bowery에서 받았다. 그리고나서 이후에 그가 나에게 와서 도움을 요청했다. 아파트에서 그가 방에 모아놓은 약쟁이들을 모두 보내버릴 수 없다면서 말이다. 내 문 앞에 선 그의 모습이 기억난다. 무서워하는 표정, 눈을 크게 뜬 상태로 길을 잃은 듯한 모습. 그때는 모든게 살짝 아슬아슬했었다. 돈을 빌리는 일이 시작됐고, 그가 나가서 만나는 사람들이 모두 딜러에게 값을 지불하는 대신 피터에게 달아버렸기 때문이었다. 버거운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다시 일어서기엔 힘이 모자랐고 교활한 얼굴의 약쟁이들은 불평하고 투덜대면서 아무것도 하려하지 않으면서 굴러다녔다. 그가 내 가장 친한 친구라는 것 외에는 좋은 이유가 없는 상태로 나는 아래로 내려갔다. 그는 내 방에서 빠져나갔다. 그 곳엔 6명 정도 불을 끈 상태로 둥글게 앉아 있었다. 더러운 동굴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그들은 그저 앉아서 그야말로 쓸모없는 상태로 더러움에 젖어 있었다. 그 상황에서 나는 이상하게 들리는 말을 했다. 그들에게 모두 나가달라고 말했고 나는 내 주변에 하얀 빛이 둘러싸고 있다고 느꼈다. 마치 여름날 아침의 커튼을 여는 기분이었다. 빛이 그들에게 닿자 그 끔찍한 검은 그림자들은 흩어졌다. 피터가 내게 감사를 전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그랬었던걸로 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