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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book ~ 01:31:21, Translated on 19 May, 2018
미니어쳐 술병이 좌석 테이블에 쌓여가고, 영화가 시작하고 끝나버리고, 세금도 부과되지 않는 빛이 내려갈수록 어둑해진다. 수하물을 나르는 벨트가 돌고, 항공 마일리지가 적립되고, 택시 문이 세게 닫힌다. 일어나세요, 손님. 의자 똑바로 올려주세요, 도착했습니다. 우리는 코첼라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처음으로 미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이미 브라운*으로 인한 문제를 일으킨 상태였다. 피터는 공항에 그걸 가지고 나타나서, 결국 게이트를 통과하기 전에 전부 변기로 내려 버려야했다. 그가 무척 충혈된 눈으로 돌아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가 그 쌈지를 내리거나 비행기로 뜨기 전에 조금 해버리고 울어 버린건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 모두에게 굉장히 감성적인 시간이었고, 나도 제법 차분한 상태였다. 난 비행을 즐기지 않는다. 공중에 떠 있을 때 스스로 제어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상태를 무척 싫어한다. 난 내가 거기서 뭘 해야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물론 조종간에 들어가서 내게 잠시 조종할 수 있게 해달라는 건 아니다. 어쨌든 그래서 난 잠들어 의식을 잃게끔 많이 노력해야했다.
코첼라 공연은 달콤씁쓸한 경험이었다. 우리는 사막을 내달렸다. 그때 느꼈던 공기의 느낌을 기억하고 있는데 마치 무겁고 습한 공기가 훅 밀려오면서 야자수를 바스락대며 뒤흔들었다. 그렇게 밤 속으로 달려나갔다. 그런 느낌을 받은 건 그 때가 처음이었다. Palm Springs*에 도착한 다음, 난 시차 적응 등을 견디며 베란다에 앉았다. 폭풍이 몰아치고 비가 먼지를 모두 삼키고 있었다. 다음 날 맑은 공기를 느끼며 일어났고, 창 밖으로는 수정처럼 반짝이는 빛과 지저귀는 새들의 노래가 두둥실 떠다니고 있었다. 난 기분이 좋아져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말하길, 거긴 비가 내리고 있고 자신은 곧 일을 나가야 한다고 대답했다. 공연 장소에 도착하자, Reading 페스티벌이나 그런 비슷한 곳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온통 영화배우들이 쓸 법한 트레일러와 캠핑카들로 가득했고, 카메론 디아즈가 백스테이지에서 크레이지 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잠시동안 나는 우리가 모두 할리우드에 가게 될 것이고, 지금 러셀 브랜드가 즐기는 것과 같은 인생이 될거라 생각했었다.
* 코첼라 페스티벌 근처의 호텔